암사동 한강 포스파크 잇단 재건축 수주
대치동 동아아파트 재건축 수주 상도동 재개발 사업
재건축 수주 실패의 교훈 리모델링 공법 개발과 사업 전개
 
포스코건설의 주력 사업이 제철 플랜트 부문을 중심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국내 건설업체 중 시공능력 순위에서 7~10위 권을 유지하고 있었으면서도 일반인에게 인지도는 높지 않은 편이었다. 그러나 국내 최고의 건설사들이 부도 위기에 내몰리는 등 우리나라 전체 건설업 경기가 유사 이래 최저점에 달하자 건실한 경영상태를 유지하고 있던 포스코건설의 상호가 신문지상에 자주 보도되면서 일반인들에게도 주목받기 시작했다.

포스코건설은 2000년 10월 당시 자본금 3435억원, 부채비율은 59.5%, 자기자본비율 63%, 안전재해율 0.15%로 모든 분야에서 업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었으며, 한국신용정보㈜로부터 건설업체 중에는 유일하게 최우수 신용등급인 ‘A1’을 획득한 바 있었다.

이 같은 기업의 신뢰성을 바탕으로 2000년부터 소규모로 시작했던 주택사업인 도곡동 포스코트와 암사동 한강 포스파크의 동시분양에서도 평균 경쟁률 면에서 여타 건설업체가 미달을 낸데 비해 10 대 1 이상의 높은 분양경쟁률을 보여주어, 주택사업 분야에서는 경험보다 기업의 신뢰성이 우선한다는 것이 입증됐다.

포스코건설이 주택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대치동 동아아파트 재건축 사업의 수주 때부터였다. 포스코건설의 동아아파트 재건축사업 수주는 건설업계를 뒤흔드는 충격적인 움직임의 시작이었으며, 이는 재건축 시장의 파란을 예고하는 것이었다. 주택사업의 후발주자였던 포스코건설이 대형 건설사를 꺾고, 일부 대기업이 사실상 독점해왔던 재건축 시장에 최고의 내실있는 회사임을 내세워 재건축 수주시장을 무한 경쟁체제로 변모시킨 것이었다.

대치동 동아 1차 아파트 재건축 시공자 선정에서는 주택사업 분야에서 국내 최고 수준이라는 L건설이 6개월 이상 준비한데 비해 포스코건설은 10일도 채 안되는 준비기간 만으로 당당히 사업권을 따냈다. 이를 두고 언론은 연일 ‘다윗이 골리앗을 이겼다’, ‘강남 재건축 수주 이변 낳아’, ‘중견기업의 돌풍’, ‘포스코건설 돋보인 프로정신’ 등의 보도를 내보냈다.

대치동 동아 1차 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사업 추진을 위해 2000년 9월 29일 조합설립 창립총회를 열고, 9월 25일에는 강남구청으로부터 조합설립 인가를 받아, 10월 17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조합원 투표를 실시했다.

동아아파트는 기존 12층짜리 3개 동, 33평형 144세대, 43평형 120세대 등 모두 264세대를 헐고 21층 4개 동, 50평형 144세대, 63평형 132세대 등 모두 276세대로 재건축하는 사업이었다. 이 아파트는 포스코센터 남쪽에 자리잡은 단지로 지하철 2호선 선릉역과 삼성역이 가깝고 테헤란로변의 생활 편의시설을 이용하기 편리해 일반 분양될 경우 청약자들의 관심이 높을 것으로 기대됐다.



당시 재건축사업에 뛰어든 포스코건설을 향한 업계의 반응은 냉담했다. 재건축시장 선두주자인 L건설과 이 부문 초보격인 포스코건설 간의 경쟁이 전개된 10월 17일, 건설업계에서는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에 비유하며 당연히 L건설의 승리를 점쳤다.

그러나 조합원 총회 일주일 전에 뒤늦게 뛰어든 포스코건설은 “포스코 출자 포스코건설로 그 동안 제철설비 등 철강 플랜트 부문에 주력해 왔으며 아파트 재건축에는 경험이 없는 초보” 라고 솔직히 털어놨다. 그리고 이 아파트가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포스코센터 바로 인근에 위치한 점을 활용하여 전 직원이 출근길에 아파트 단지를 찾아 일일이 홍보전단을 들고 아파트 주민을 설득했다.

포스코건설은 평당 건축비를 경쟁사인 L건설보다 5만원 비싼 296만원을 제시했으나 무이자 이주비를 경쟁사보다 1000만원 많은 1억 2500만~1억 6000만원을 지원하는 것으로 조합원들을 공략했다.

또 ‘우린 기술적이고 세련된 시공은 다소 뒤질지 몰라도 전 직원이 공사 감시자가 돼 튼튼한 아파트를 짓도록 하겠으며 견실한 재무구조를 갖춰 절대 중도에 공사를 중단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강한 프로의식을 발휘했다.

2000년 10월 17일 조합원들은 10개월간이나 물량과 홍보로 공략해 온 L건설 대신 단 일주일 동안만 조합원과 접촉한 포스코건설의 손을 들어 주었다. 밤 늦게까지 실시된 조합원 총회에서 당초의 예상을 뒤엎고 포스코건설이 131대 66이라는 큰 차이로 L건설을 여유 있게 따돌리고 사업을 수주했다. 업계에서도 이례적인 사례로 평가했고 L건설도 예상치 않은 일격을 당한 셈이었다.

주민들은 모델하우스조차 없이 뒤늦게 나타난 이 분야 무명 업체인 포스코건설에 자신들의 집 짓는 일을 흔쾌히 맡겼다. 직원들의 철저한 프로 기질과 성실성이 돋보였고 이점이 소비자들에게 믿음을 주었기 때문이었다. 또한 포스코건설이 이번 사업을 수주할 수 있었던 배경은 건설업계가 어려움에 빠져 있는 시기에 국내에서 재무구조가 가장 우수한 기업이라는 신뢰성이 큰 몫을 차지한 것으로 풀이됐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현대건설, LG건설, 롯데건설 등 일부 대형 건설업체들이 독식하다시피 했던 수도권 재건축 시장에서 포스코건설이 강남 대치동 동아 1차 아파트 재건축을 수주한 것은 한국 경제가 어떤 방향으로 회생의 길을 찾아야 하는지 모범 답안을 제시했다.

특유의 뚝심과 소비자에 대한 신뢰 그리고 프로정신을 발휘해야만 경제위기 시대의 무한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사례를 단적으로 보여줬기 때문이었다.

아파트 재건축사업 수주 사실이 알려지자 그동안 제철소 수주 급감으로 창사 이후 가장 큰 불황에 시달리던 포스코건설 내에서는 ‘다시 일어서자’는 강한 자신감이 용솟음쳤다. 또한 업계 일각에는 재건축조합 시공사 선정 기준이 브랜드 가치에서 재무구조와 실리로 변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됐다. 또한 포스코건설의 수주 소식은 시중에 돌고 있던 건설업계 위기설과 실리를 추구하는 소비심리가 맞물려 앞으로는 재무구조가 수주전의 승패를 좌우할 기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포스코건설은 공사 도급계약 체결 후 이주비를 지원하고, 2001년 10월 공사를 시작해 2004년 9월 공사를 완료하고 10월부터 입주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