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건설 성장의 힘   [이명섭 前 사장]
기술과 가격경쟁력 확보에 힘 쓸 계획   [김진천 부사장┃플랜트사업본부장](운영철학)
철강 건설사업의 새 장을 열다   [고영균 전무┃철강시공 관장┃당시 현장소장]
공기 만회를 위한 고난한 행군   [윤종황 이사보┃당시 현장소장]
전기강판 사업의 유감   [박준민 前 사장]
차세대 연주 시장 주도할 DSR 슬래브 캐스터   [정인화 부장┃당시 연주기개발추진반장]
광양제철소 5고로 건설은 이윤 확보가 매우 어려운 포스코와의 원청 계약 조건에서 시작됐다. 더욱이 IMF 관리체제로 인해 환율이 치솟으면서 자고나면 환차손이 커지던 시기였다.

따라서 주력사업을 수행하는 팀으로서 확보된 기술력과 사업관리 능력을 총동원해 수익성을 확보해야만 했다. 가장 좋은 방법으로 설비의 합리적인 구매 필요성이 강조됐고, 이를 위해서는 발주 단위를 세분화할 필요가 있었다. 비슷한 규모의 포항 4고로 1차 개수 때 16개였던 발주 단위를 하드웨어 122개, 소프트웨어 38개 등 총 160개로 분할 발주했다.

동일한 품목의 경우도 제작 난이도를 구분해 분할 발주했다. 또한 국산 기자재의 사용 비율을 대폭 상향시켜 수입대체 효과와 함께 설비별로 국내의 전문 제작사를 발굴해 양성했다. 이는 무엇보다도 기본 설계의 자체 수행 범위를 확대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고로 설비에 사용되는 기자재는 국제적으로도 제작업체가 한정돼 있고, 높은 신뢰성이 요구되는 전문 설비류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주요 설비의 국산화에는 신중한 기술검토와 검증 과정이 필요했다. 이렇듯 까다로운 조건 때문에 우리나라의 설비 제작사는 부대설비 위주로만 제작해 왔는데, 광양 5고로의 경우 포스코건설의 기술지도로 고로의 조업과 수명 결정에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핵심 설비류까지 그 제작 대상을 확대할 수 있었다.

광양 5고로의 성공적인 설비 국산화를 바탕으로 국내 제작업체가 해외 프로젝트에 수출할 수 있게 된 점은 포스코건설이 거둔 성과 중의 하나였다. 그리고 또 다른 성과라고 한다면 그동안의 고로 개수 및 광양 5고로 수행 과정에서 습득한 각종 기술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정리했다는 것이다. 이는 그린 필드에서 착공부터 준공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포스코건설 주도로 수행하면서 체험한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것이었다.

이런 성과물은 총 37건, 4만 2000매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이었다. 사업관리에 있어서도 ISO 절차에 의한 프로젝트 관리 기법을 적용했고, 미국의 엔지니어링사인 레이시온(Raytheon)사의 프로젝트 관리 기법을 전수 받아 대형 고로 프로젝트의 종합관리 시스템을 구축한 것은 광양 5고로 신설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획득한 또 하나의 큰 성과라 할 수 있다.

공사 안전관리와 시공 품질 면에서도 큰 성과를 거두었다. 고로는 대부분의 중요 설비가 옥외나 높은 곳에서 입체적인 작업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작업자의 재해방지 활동이 중요하다. 광양 5고로는 안전관리 실적 면에서도 종래의 고로 신설공사 때 1~4건까지 발생했던 사망 사고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는 등 안전재해 발생률을 선진국 수준 이상으로 격감시켰다.

또한 엄격한 시공품질 관리를 하면서도 공사 기간을 대폭 단축함으로써 시운전 기간을 6개월 이상 확보할 수 있었다는 점도 성공적인 프로젝트 완수의 배경이 됐다.

돌이켜보면 프로젝트 팀원들에게는 프로젝트 수행 초기,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의문과 해내야 한다는 사명감 사이에서의 번민, 설계 및 기자재 조달 과정에서의 힘겹고 지친 나날들, 수없이 고민해 설계한 것이 현장에서 오차를 보였을 때 적은 인원으로 큰 프로젝트를 수행하다가 뒤늦게 알고 고민했던 설비간의 간섭, 걱정했던 것보다 수월하게 시공되고 시운전에서 이상이 없었을 때의 기쁨, 연일 계속됐던 시운전을 무사히 마치고 시커먼 얼굴로 동료들과 기울이던 소주 한잔 속의 웃음 등 추억으로 간직할 것들이 많다. 하지만 이제는 모두 철철 넘쳐흐르는 광양 5고로의 쇳물에 녹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