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건설 성장의 힘   [이명섭 前 사장]
기술과 가격경쟁력 확보에 힘 쓸 계획   [김진천 부사장┃플랜트사업본부장](운영철학)
철강 건설사업의 새 장을 열다   [고영균 전무┃철강시공 관장┃당시 현장소장]
공기 만회를 위한 고난한 행군   [윤종황 이사보┃당시 현장소장]
전기강판 사업의 유감   [박준민 前 사장]
차세대 연주 시장 주도할 DSR 슬래브 캐스터   [정인화 부장┃당시 연주기개발추진반장]
나는 1963년 대학을 졸업하고 현재의 INI 스틸에서 5년을 근무한 후 1968년 34명의 포스코 창립요원 중 한 사람으로 철강과 두 번째의 인연을 맺었다. 포스코에서는 처음으로 일본 후지(富士)제철에서 제선 분야의 연수를 받고 돌아와 포항 1고로의 기본 구입사양을 정했다. 그 후 포항 3기와 4기 사업계획을 주관했고, 광양 1기와 2기 사업을 기획하고는 1983년 호주를 거쳐, 포항의 STS 프로젝트 초기 단계에 지금의 한수양 사장과 함께 참여했다가 1987년 삼성중공업으로 자리를 옮겼다.

1993년 다시 포스코로 돌아와 포항코일센터 사장을 지냈으며, 다음해인 1994년 6월 PEC 사장에 선임된 뒤 포스코건설(당시 포스코개발)이 탄생하면서 사장으로 선임돼 1997년 3월 RIST로 자리를 옮기기까지 2년 4개월간 포스코건설의 철강부문의 경영을 책임졌다.

포스코건설의 철강사업 부문을 이끌면서 아쉬움이 남는 프로젝트를 들라면, 1996년에 발주된 전기강판 능력증강 공사의 수주 실패를 들 수 있다. 내가 이 프로젝트를 지금도 잊지 못하는 것은 포스코에 근무할 당시 내 손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국내 최초의 전기강판공장을 계획했는데, 그 공장의 확장사업을 내가 사장으로 있는 포스코건설이 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었다.

1972년부터 시작된 우리나라의 제3차 경제개발계획의 초점이 중화학공업 육성에 맞춰져 있어 전기강판의 수요가 급증했지만 국내에는 생산 설비가 없어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었다.

국가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이의 국산화가 절실하다고 보고 면밀한 검토를 거쳐 경영층에 전기강판 프로젝트의 추진을 건의했고, 나에게 이 업무가 주어졌는데 이때가 1975년이었다. 나는 전기강판공장 구경 한번 못한 채 기본계획을 수립한 다음 기술 도입선 확보에 나섰다.

당시 전기강판을 생산할 수 있는 국가가 전 세계적으로 10개국에 불과했다. 전기강판공장은 지금 포스코에서 조차 그 공장 직원 아니면 들어갈 수 없는 비밀 공장일 정도로 제조기술이 극비로 관리되는 실정이어서 미국과 일본, 독일의 회사들과 접촉했지만 거부당하고 말았다.

결국 포스코의 전기강판 수출 시장을 제한하지 않는다는 좋은 조건으로 1976년 7월 미국 알스코(ALSCO)사와 기술도입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그리하여 포항제철소에 연산 8만 톤 규모의 공장을 건설했다.

그런데 1996년에 전기강판 능력증강 공사가 발주된 것이다. 그것은 내가 추진했던 똑 같은 공장을 하나 더 짓는 것이었으므로 반드시 내가 사장으로 있는 포스코건설이 수행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철저하게 준비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경쟁업체의 사장과 점심을 함께 했는데, 학교 후배인 그 사장은 전기강판 능력확장 공사를 양보해 줄 것을 요구했다. 포항의 전기강판공장 1기 공사를 자기네가 했기 때문에 2기도 자기 회사가 해야겠다는 논리였다. 그래서 나는 “그 때는 포스코건설이 없었기 때문에 당신네 회사가 했지만 이제는 엄연히 포스코건설이 있으니 그런 이야기는 하지도 말라”고 했다.

그런 다음 내가 해외 출장 중에 입찰이 있었는데 우리가 최저가 낙찰자가 됐다는 보고를 받고 그 동안 수고했던 직원들을 격려했다. 그러나 최종결과는 의외였다. 가격에서 우리가 최저가 낙찰자가 되고도 이 프로젝트를 수주하지 못한 것이었다. 이 때 무척이나 아쉬웠지만 이런 저런 이유 때문에 포스코가 내린 결정에 따를 수밖에 달리 도리가 없었다.

그리고 내가 회사를 떠난 몇 년 뒤인 2000년에 후속사업으로 나온 방향성 전기강판 합리화 사업을 포스코건설이 수주해서 성공적으로 준공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오랜 체증이 가시는 것 같은 시원함을 맛보았다.

지금은 비록 밖에 있지만, 내가 몸담았던 포스코건설이 철강 분야의 엔지니어링 능력을 바탕으로 포스코의 설비경쟁력 향상을 위한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또 국제무대에서 세계 유수의 철강 엔지니어링 회사와 당당하게 경쟁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 앞으로도 후배들의 선전을 기대하며, 더 좋은 소식을 기다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