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붕 세 가족의 하나되기   [홍순석 이사보┃총무지원실장┃당시 총무팀 과장]
신뢰의 길을 닦는데 기여한 모아광장   [이상필 상무┃인력개발실, 법무실 담당┃당시 인력개발실장]
선택이 아닌 필수로서의 윤리경영   [전광석 감사]
PI를 향한 길고도 험난했던 여정   [안상목 차장┃프로세스기획팀장┃당시 경영기획팀 차장]
종합기술계획과 기술 LAYOUT의 탄생   [김현배 이사보┃기술연구소장┃당시 기술기획팀장]
암모니아 악취와의 길고 긴 전쟁   [윤희철 차장┃당시 3R 벤처장]
기술독립을 꿈꾸며   [이형우 ㈜마이다스아이티 사장┃前 포스코건설 부장]
죽도시장에 심은 희망의 나무   [윤두영 전무┃총무지원실, 품질안전실 담당]
우수한 기업가치를 지닌 글로벌 기업을 꿈꾸며   [황태현 부사장┃경영기획실, 재무관리실, 구매계약실 관장]
다 알다시피 우리 회사는 포스코의 건설 관련 조직, PEC, 거양개발이 하나로 뭉쳐 탄생했다. 이 3개의 조직은 포스코 그룹에 속해 있었기 때문에 기업문화가 같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차이가 많았다. 그래서 설립 초기부터 알게 모르게 조직의 불협화음이 노출됐으며, 한 지붕 세 가족이란 자조 섞인 말이 공공연히 나돌기도 했다.

이런 모래알 같은 조직의 융합을 위해서는 특별한 계기가 마련돼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직면해 있던 1995년 6월에 회사는 본부 단위의 체육대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총무팀의 과장으로 근무하던 나는 이 체육대회가 조직융화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본부 단위로 할 것이 아니라 전 임직원이 한데 모이는 전사 체육대회로 추진하자고 건의했다. 본부 단위야 매일 얼굴을 맞댈 수 있지만 회사 전체 임직원이 자리를 같이 하는 기회가 거의 없었으므로 체육대회를 통해 서로 얼굴도 익히고 마음을 열어 동질감을 형성하자는 의도에서였다.

나의 건의가 받아들여져 전 임직원이 한 자리에 모이는 전사 체육대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다만 서울, 포항, 광양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한 자리에 모이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우니 3개 지역 단위로 따로 열기로 했다.

서울지역은 6월 3일(토요일)에 경기도 파주에 있는 포스코 운동장에서 열기로 결정됐다. 그런데 날을 받아놓고 나니 본격적인 장마철을 앞두고 비가 오락가락했다. 화합의 큰 잔치를 만들어야 하는데 행사 당일에 비가 온다면 행사 개최가 불투명해질 수 있었다.

행사를 주관하던 총무팀은 월요일부터 기상 체크를 했다. 비가 오는 경우 행사 실시 여부를 금요일에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그런데 야속하게도 금요일 아침부터 비가 쏟아졌다.

다음날의 서울지역 체육대회 실시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손근석 회장님을 비롯해 세 분의 사장님, 총무담당 장준영 이사, 윤두영 총무팀장이 자리를 함께 했다. 비가 오더라도 체육대회를 강행할 것인지, 취소할 것인지를 토론한 끝에 연기하자는 쪽으로 의견을 정리한 모양이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 자리에서 손 회장님께서 최종 결정은 행사 전문가인 홍 과장의 의견을 들어보고 결정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어쨌든 나에게 윤두영 팀장이 의견을 물어왔고 나는 이렇게 답했다.

“저는 예정대로 행사를 치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설령 비가 와서 계획된 행사를 제대로 치르지 못한다면 텐트 속에서 빗소리를 들으며 도시락을 함께 먹는 것도 하나의 추억이 될 것입니다. 그런 어려운 상황에 같이 놓이게 되면 동질성이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나의 생각이 손 회장님께 전달되어 비가 오더라도 예정대로 체육대회를 실시하기로 했다. 다행히 오후에 해가 났고, 10여명의 총무팀 직원들은 파주 운동장으로 가서 행사 준비를 한 다음 그곳에 텐트를 치고 밤을 샜다. 그런데 토요일 새벽에 다시 장대 같은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아침 일찍부터 파주 운동장으로 출발 여부를 묻는 직원들의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 그러나 나는 비에 관계없이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니 무조건 출발하라고 했다. 다행스럽게도 8시쯤 되자 비가 멈추고 햇빛이 났다. 그런데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운동장에 물이 출렁거렸다. 총무팀 직원들은 스펀지를 구해 물을 빨아들여 양동이에 짜서 밖으로 버리는 식으로 운동장의 물을 빼냈다. 그리고 입구에는 모래를 뿌렸다.

그렇게 해서 예정대로 9시 30분부터 체육대회를 개최할 수 있었다. 서울 주재 임직원 600여명이 개인당 1종목 이상 참여하는 체육대회에 이어 한마음축제로 본부 대항 장기자랑과 레크레이션이 이어졌다.

회사 통합 후 처음으로 모든 임직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부딪치고, 넘어지고, 어깨동무하며 함께 한 체육대회와 한마음축제는 포스코건설이 동질감을 찾아가는 작은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