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건설

우리는 과연 무엇을 가지고 있으며, 무엇을 더 가져야 하며,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이것은 회사 창립 초기부터 우리에게 주어진 기술에 대한 소임임과 동시에 청사진이었다. 그러나 그 구체적인 그림이 가시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1997년과 1998년의 IMF 관리체제 하의 국내 모든 기업은 시련과 도전의 시기에 직면하고 있었다. WTO 체제 출범 이후 세계는 국가간 무역장벽이 사라지고 국내 건설시장이 개방되면서 외국의 선진기업들이 우수한 정보력, 기술력, 자금력을 바탕으로 국내시장 진출을 강화하고 있어 국내외 업체간 수주경쟁은 더욱 치열한 양상으로 치닫고 있었다.

이러한 환경변화에 슬기롭게 대처하고 치열한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경쟁력 강화만이 유일한 생존전략이며, 우리 회사의 경쟁력은 기술력이 바탕이 돼야 한다는 것은 재고의 여지가 없었다. 1998년 6월 새로 취임한 최고 경영자의 기술중시 경영철학은 이를 더욱 확고히 해주었다.

그리고 회사의 대표기술을 뒷받침 할 핵심 및 육성기술의 조기확보를 위해 최고경영층은 그 해 9월 한달 동안 전 사업본부별로 본부장과 팀장들을 배석시킨 가운데 일일이 추진계획을 직접 보고 받고 방향을 설정하는 등 기술발전에 대한 의지를 적극 표명했다.

이를 근간으로 관련 기술자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회사의 보유기술을 종합정리 함과 동시에 확보해야 할 기술을 어떻게 확보 할 것인가를 구체적 세부 기술 아이템 별로 프로세스 엔지니어링, 기본설계, 상세설계, 시공능력을 선진업체와 비교 분석함과 동시에 우리의 기술 수준을 정량화해 기술발전 목표를 설정했다.

이에 따른 기술확보 계획과 방안을 연도별로 프로젝트와 연계해 소요예산과 기대효과를 분석한 확보기술 이력 카드를 작성하고 추진 책임자를 선정해 구체화해 나갔다.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최종 성과물인 종합기술계획 롤링플랜과 보유기술집 94권과 요약집, 그리고 우리 기술의 현재와 발전계획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POSEC 기술 LAYOUT>을 그 해 11월에 최종 발간했다.

특히 이때 발간된 ‘기술 LAYOUT’은 팀원들의 수 없는 토론과 아이디어의 결정으로 국내 최초의 TRM(Technology Road Map)이라고 명명할 수 있을 정도로 획기적인 것이었다. 이 성과물은 경영층 보고 과정에서 즉시 포스코의 최고경영층과 기술발전부서, 설비계획부서 담당 임원과 관리자에게 성과물과 함께 설명하도록 지시가 내려 졌다. 이를 통해 당시 발주처가 가졌던 “포스코건설은 아무런 기술도 없이 단순히 웃돈만 챙긴다”는 편견을 해소하는 데 큰 몫을 담당했다.

다음해인 1999년 6월의 제1회 기술발표회는 이를 보다 보완해 회사의 기술을 집대성해 보는 계기가 됐으며, 이때 전시된 기술계산 프로그램과 전시물 등은 포스코 기술자들의 많은 관심을 끌었다. 그해 8월 광양에서 개최된 포스코 기술부회 행사에 별도의 E&C기술전시회 장소를 할애해주며 전시해 달라는 요청을 받아 집대성된 E&C 기술을 성황리에 전시해 회사의 이미지를 고양시키기도 했다.

시련은 흔히 강한 자가 되기 위한 전제조건이라는 말이 있다. 시련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도전이 뒤따르며, 도전에는 명확한 목표가 있어야 한다. 지금 회사는 제2의 위기 속에 처한 상태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급변의 경영여건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우리 회사의 앞길은 창창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것은 내 주위에 회사의 미래를 생각하며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소리 없이 제 역할을 다해가는 든든한 동료가 예나 지금이나 많이 있기 때문이리라.